중세국어 객체 높임법과 선어말 어미 ‘-ᄉᆞᆸ-’, ‘-ᄌᆞᆸ-’, ‘-ᅀᆞᆸ-’ 실현 방법



1. 객체 높임이란 무엇인가?

국어 문법에서 '높임법'은 문장의 주체(주어), 객체(목적어나 부사어), 청자를 높이는 방식으로 나뉩니다. 이 중 객체 높임은 행위의 대상이 되는 인물(목적어나 부사어)을 존대하는 표현입니다. 현대어에서는 '드리다, 모시다, 뵈다, 여쭈다'와 같은 특수 어휘나 '-께' 같은 높임 조사로 객체를 높입니다.

예:  동생이 할머니께 선물을 드렸다.
     학생이 선생님께 안부를 여쭈었다.

그러나 중세국어에서는 이와 다른 방식으로 객체를 높였습니다. 바로 선어말어미 ‘-ᄉᆞᆸ-’, ‘-ᄌᆞᆸ-’, ‘-ᅀᆞᆸ-’ 등을 통해 문법적으로 표현했습니다.



2. 중세국어의 객체 높임 선어말 어미 체계

중세국어의 객체 높임 선어말 어미는 음운 환경에 따라 다양한 형태(이형태)로 나타납니다. 이는 어간(동사의 핵심 형태)과 어미(끝맺는 요소) 사이의 음운적 조건에 따라 결정됩니다.


형태 조건 예시
-ᄉᆞᆸ-       어간 끝이 ㄱ, ㅂ, ㅅ, ㅎ           머리 좃ᄉᆞᆸ
-ᄌᆞᆸ-       어간 끝이 ㄷ, ㅈ, ㅊ      그 말 듣ᄌᆞᆸ
-ᅀᆞᆸ-       어간 끝이 모음, ㄴ, ㅁ, ㄹ      太子를 보ᅀᆞᆸ

-ᄌᆞᇦ-      모음으로 시작하는 모음          얻ᄌᆞᄫᅡ
-ᄉᆞᇦ-      모음으로 시작하는 모음       돕ᄉᆞᄫᅡ
-ᅀᆞᇦ-      모음으로 시작하는 모음       ᄀᆞ초ᅀᆞᄫᅡ


이 경우 선어말어미 ‘-ᄉᆞᆸ-’, ‘-ᄌᆞᆸ-’, ‘-ᅀᆞᆸ-’은 뒤에 오는 어미가 모음이면 이형태인 순경음ㅂ(
ᄌᆞᇦ,ᄉᆞᇦ,ᅀᆞᇦ)이 사용된다. 

이처럼 높임의 정도나 상대의 지위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어간과 어미의 음운적 조화에 따라 형태가 갈립니다.


3. 중세 객체 높임 vs 현대 높임 표현 비교


중세국어에서는 어간과 결합한 선어말어미를 통해 높임을 실현합니다. 이는 현대 국어의 방식과는 다른 중요한 차이점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중세 표현:
대궐에 보내ᅀᆞᆸ고 부텻기에 받ᄌᆞᆸ고 고지라
객체 높임 선어말 어미 -ᅀᆞᆸ, ᄌᆞᆸ- 사용됨

현대 표현:
대궐에 보내 부처께 바치고 알리더라
어휘 및 조사(‘께’)로 객체를 높임


이러한 차이는 중세국어가 높임을 문법 요소로 구현한 반면, 현대국어는 의미 요소나 어휘에 의존하는 점에서 구조적인 변화라 볼 수 있습니다.


4. 객체 높임 어미의 실제 활용과 분석 포인트


객체 높임 선어말어미를 이해하기 위해선 어간의 끝소리뒤따르는 어미의 형태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중세 문헌에서는 철자가 이어져 쓰이는 경우가 많아, 연철된 형태를 분석적으로 분해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 주체: 문장의 주어로, ‘누가’에 해당
  • 객체: 목적어나 부사어로, ‘누구를’, ‘무엇을’, ‘누구에게’에 해당


예를 들어 “사람이 임금에게 책을 받자바 고하더라”라는 문장에서, ‘임금’은 ‘책을 바친’ 행위의 대상이므로 객체입니다. 따라서 ‘바치다’의 어간 뒤에 높임의 선어말어미 ‘-ᄌᆞᆸ-’이 붙어 받자바와 같이 사용된 것입니다.

현대 국어의 ‘드리다’, ‘여쭈다’, ‘뵈다’ 등과 같은 특수 어휘는 중세국어의 객체 높임 선어말어미 역할을 어휘적으로 대체한 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 정리


  • 중세국어는 객체를 높이기 위해 선어말어미를 활용하였다.
  • 이 선어말어미는 어간 끝소리와 어미의 음운적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 현대 국어에서는 특수 어휘와 높임 조사로 객체를 높인다.
  • 중세 문장을 분석할 때는 연철된 문장을 나눠 읽고 형태소를 파악해야 한다.

중세국어의 이러한 높임 체계는 단순한 존칭 표현을 넘어, 문법적 높임 체계의 정교함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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